노벨상 수상자인 에릭캔(Eric R. Kandel)은 기억이 저장되는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증명했고, 이를 통해 뇌과학자들은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을 이론이 아닌 실제 기억력 향상 훈련을 통해 만들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기억은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는 능력입니다. 왜냐하면 수험생들이나 직장인들과 같은 일반 사람들에게 강력한 기억력이 있다면 모두가 원하는 목표에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미 기억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뇌과학의 관점에서 기억력 향상을 위한 획기적인 방법을 소개시켜 드리겠습니다. 바로 청킹(Chunking)입니다.
- 기억력의 종류 및 설명
- 기억력을 높이는 방법, 청킹(Chunking)
- 청킹을 활용한 기억력 향상 훈련
기억력의 종류 및 설명
좋은 기억력을 갖기 위해서는 뇌의 기억 시스템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억에는 '어제 무엇 먹었는지', '어떤 일을 했는지' 등을 기억하는 사건 중심의 일화기억이 있고, 학창 시절 암기한 영어 단어처럼 새로운 것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기억인 의미기억이 있습니다.
일화기억은 노의 중추 해마와 그 주변의 복합체에서 주로 담당하고 있고, '내가 어젯밤에 무엇을 했는지', '어떤 것을 먹었는지'에 대한 기억으로 특별한 노력이 없어도 잘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의미기억은 뇌의 해마뿐만 아니라 전전두엽의 능력까지 요구하는데 이는 공부해서 얻은 정보와 관련이 있고, 하루만 지나도 60% 이상의 기억이 사라지게 됩니다. 따라서 일상을 기억하는 일화기억 보다 의미기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높은 집중력이 요구됩니다.
왜 의미기억은 일화기억보다 더 놓은 집중력을 요구할까요? 일화기억은 익숙한 정보들을 중심으로 맥락적으로 기억합니다. 일화기억에는 나름의 스토리가 있어 더 잘 기억하게 됩니다. 반면, 의미기억은 공부한 내용이 익숙한 정보도 아닐 뿐만 아니라 맥락도 전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는 기억력을 높이기 위해서 이러한 맥락이 없는 의미기억을 향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훈련방법으로 청킹(Chunking)이 있습니다.
기억력을 높이는 방법, 청킹(Chunking)
청킹은 부호화 기술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부호화 기억이란 단기 기억을 장기기억으로 만드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맥락을 통한 스토리텔링도 이러한 부호화 기술의 하나이며, 청킹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청킹은 부호화 기술과는 약간 다릅니다. 왜냐하면 청킹은 의미기억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뇌의 인지능력을 전반적으로 향상해주기 때문입니다.
청킹은 한국말로 '덩이 짓기' 또는 '의미 있는 분류'라고 표현할 수 있고, 청킹은 단순하게 분류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뇌는 순간적으로 약 5개 ~ 9개 정도의 항목을 기억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폰 번호의 경우, 010을 제외하면 010-XXXX-XXXX처럼 크게 3 덩이로 분류되는데, 이것이 청킹의 핵심인 묶기 또는 분류하기입니다. 우리의 뇌는 모든 것을 사진처럼 모두를 꺼내서 기억하기보단 그때그때 필요한 기억을 꺼내 쓰길 원하고, 기억들을 큰 덩이로 분류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청킹을 활용한 기억력 향상 훈련
학생뿐만 아니라 여러 시험을 앞둔 사람들에게 청킹은 기억력 향상을 위한 좋은 기억력 향상 훈련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학습 과정에서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서 분류하면 의미기억(형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영어 단어 Pre-라는 접두사가 들어가는 단어가 있다면 그 단어들을 함께 묶어서 기억하는 것도 청킹의 방법입니다. Pre-라는 단어가 "~하기 전"이란 의미를 갖고 있으므로 Pre-가 붙은 단어를 따로 모아둔다면 동시에 기억하기 훨씬 수월합니다. 또한, 학습을 마친 뒤에 청킹을 사용하면 그날 했던 학습이 더 오래가고 다음에 다시 공부를 이어할 때 쉽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청킹은 아주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습니다. 만약 청킹 훈련이 익숙해지면 공통점이나 차이점을 다양하게 묶고 분류하는 게 가능해질 것입니다. 이는 시험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출제자 또한 청킹을 이용하여 문제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청킹 훈련을 열심히 하면 출제자의 사고와 비슷해지기 때문에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기가 쉬워질 것입니다. 또한, 논술이나 면접에서도 청킹을 활용하여 기억력 향상 훈련을 하게 되면 정리되지 않은 내 생각을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쉽게 결과를 인출해 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미 시중에는 청킹을 활용한 기억력 향상 방법에 대해서 많은 책들과 자료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자료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는 자신이 직접 청킹을 시도해보는 과정이 더 중요합니다. 스스로 공통점과 차이점을 생각하여 묶어보는 청킹 훈련을 습관화한다면 단순히 기억력이 강해질 뿐만 아니라 인지적인 유연성과 창의성이 발생할 것입니다.